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유로존(유로 사용 20개국)의 물가를 끌어 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오히려 금리 인하 시기를 앞당겨 글로벌 경기 침체에 선제적인 대응을 할 수 있게 됐다. 유로뉴스와 경제전문방송 CNBC 같은 외신은 지난 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해방의 날'이라며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할 당시 유럽을 포함해 세계에서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을 촉발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으나 약 4주가 지난 현재 경제전문가들은 오히려 반대를 예상하고 있다고 분석, 보도하고 있다. 아직 트럼프의 관세 부과가 완전히 진행되고 있지는 않으나 시장의 반응은 인플레 우려가 과장됐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수요 감소와 원자재 가격 하락, 글로벌 공급 방향 재조정에 따른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 환경을 조성하면서 ECB의 금리 인하를 앞당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디스인플레이션은 물가 수준은 높아지지만 물가상승률이 둔화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달 들어 미국 달러 대비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유로존의 수입 물가 상승을 억제하고 있으며 이 기간 국제 유가는 15% 이상, 유럽 네덜란드 TTF 천연가스 가격은 22% 떨어졌다. 이처럼 유로존은 최근 에너지 가격이 떨어지고 있고 유로화가 강세인 가운데 앞으로 중국의 잉여 공산품이 대거 밀려들어올 가능성이 높아 물가 하락이 기대되고 있다. 또 ECB는 여기에 대응해 금리를 더 큰 폭으로 내릴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지난 17일 ECB는 통화 정책 회의를 가진후 예금금리를 2.25%로 0.25%p 인하를 발표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이코노미스트는 조바니 피에르도메니코는 앞으로 3000억달러(약 432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이 수출되지 못하고 남아돌 것으로 예상되며 미국의 수요 감소 속에 상당량이 유럽으로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과거의 사례를 볼 때 잉여 중국산 제품 중 15%가 유로존으로 수출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