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옛 신문광고] 1xbet login 한보그룹](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4/17/202504171914229271_l.jpg)
경남 진주 출신으로 공무원 시험에 합격, 세무공무원으로 일하던 정태수는 1960년대 말 "흙(땅)과 관련된 사업을 하면 잘된다"는 점쟁이의 말을 듣고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점쟁이 말대로 광산을 사들여 큰돈을 번 정태수가 한보상사를 설립한 것은 1974년이었다.
광고에서는 '무주택 국민을 위해 저리의 자금을 지원하여 지은 1xbet login'라고 선전했지만 은마1xbet login 1차분 분양가격은 31평형이 2092만원, 34평형은 2339만원이었다(조선일보 1978년 10월 17일자·사진). 언뜻 저렴해 보이겠지만, 당시 서울의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14만1580원, 버스 안내양 월급이 10만원인 시절이었다.
언론에서는 고분양가라고 질타했고, 더욱이 당시는 극심한 부동산 침체기였다. 애초 1차분의 분양률은 50%를 간신히 넘겼고, 2차분은 거의 분양되지 않았다. 하지만 점차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 1980년 1월 분양이 완료됐다. 2000억원을 손에 쥔 한보는 은마아파트 건너편에 중대형 평수로 구성된 한보미도맨션을 지어 모두 분양했다. 미도맨션의 분양가는 평당 130만원으로 뛰었지만 분양가의 수십%에 이르는 프리미엄이 붙을 정도로 부동산 경기는 과열됐다. 이때부터 한꺼번에 10채씩 사들이기도 하는 '복부인'들이 나타나 부동산 투기를 조장했다.
대치동에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선 데 이어 한적한 농촌이었던 개포동도 1980년대 중반까지 구획 정리가 끝나 아파트 단지로 변모했다. 이즈음 주택가로서 대치동 일대의 인기는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강북의 세칭 일류 고교들이 이전해 와 8학군을 형성함으로써 교육열이 높은 시민들의 거주 욕구를 끌어올렸다. 강서에서 은마아파트까지 이어졌던 남부순환도로는 강동 지역으로 연결됐고, 양재역이 종점이던 지하철 3호선 연장계획도 발표되어 교통사정도 좋아졌다.
한보그룹은 탄광과 철강 기업에 이어 대학을 인수해 교육사업에까지 손을 뻗치며 사업을 키워나갔다. 그러나 1991년 수서지구 택지 특혜분양 사건을 일으켜 정태수가 구속되면서 그룹은 큰 위기를 맞았다. 사면을 받아 복귀한 정태수는 상아제약과 유원건설을 인수하고 당진제철소를 건설하며 한보그룹을 재계 서열 14위까지 올려놓았다. 그러나 무리한 사업확장이 독이 되어 여느 재벌들처럼 한보는 외환위기를 넘기지 못했다. 1997년 한보철강을 포함, 그룹 전체가 부도를 내고 공중분해되고 만 것이다. 한보철강이 INI스틸-현대하이스코 컨소시엄에 인수되는 등 계열사들은 다른 재벌 기업들에 팔렸다.
정태수는 5조7000억원 특혜대출 의혹으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에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김현철씨와 홍인길 전 청와대 총무수석이 연루됐는데, 수사를 받던 홍 전 수석은 "나는 바람이 불면 날아가는 깃털에 불과하다"고 말해 유행어를 만들어냈다. 특별사면으로 풀려난 정태수는 2007년 교비 횡령으로 불구속 재판을 받던 도중 암 치료를 핑계로 외국으로 도주했다. 말레이시아를 거쳐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 등 여러 나라를 전전한 정태수는 마지막 도피 국가인 에콰도르에서 2018년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95세의 나이였다. 은마1xbet login는 2022년 10월 재건축 계획안이 서울시 심의를 통과해 새 1xbet login로 재탄생할 준비를 하고 있다.
tonio66@fnnews.com 손성진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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